2006년 10월 26일(목)
결전의 날이 밝았다. 긴 여정이 될 것이기에 이른 아침을 맞았다. 동이 틀 무렵부터 페달을 밟았다. 오래지 않아 체력이 바닥을 들어낸다. 2일째부터 조금씩 쑤시던 왼쪽 어깨에 참을 수 없는 강한 통증이 몰려든다. 잠시 쉬어도 소용이 없다. 게다가 지금까지 힘이되어준 오른쪽 무릎에도 적신호가 들어온다. 이 친구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조금만 버텨다오. 다행히 왼쪽 무릎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은혜다.
한시라도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식사시간도 최소화했다. 밟고 또 밟았다. 목적지에 가까워 질수록 어깨통증도 극에 달하는것 같다.
드디어 목포의 경계를 알리는 안내판이 보인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행 중 최대의 오르막이 보인다. 휴...있는 힘껏 기합을 넣어본다. 숨이 턱가지 차오른다. 젓먹던 힘까지 다한다는게 이런걸까? 드디어 드디어...오르막을 정복했다. 그러나 승리의 기쁨도 잠시 뿐 보다 더 커다란 산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번엔 걸어서 오른다. 걷기도 힘들다. 어느덧 땅거미가 진다. 조금만 더...조금만 더...얼마나 걸었을까 마침내 정상이 보인다. 다리가 풀린다. 마지막 한발... 드디어 해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상쾌하다. 지금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지금까지의 모든 수고와 땀을 씻기 위해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아본다. 볼에 스치는, 귓가에 들리는 바람소리에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이에...
잠시지만 인생도 이와같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길을 가다보면 평지도 있고 언덕도 있다. 손쉬운 언덕도 있지만 때론 감당치 못할 것 같은 커다란 언덕도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커다란 언덕 넘어에는 작은 언덕과는 비교될 수 도 없는 내리막길, 즉 기쁨과 희열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목포에서 자전거 여행을 짐을 풀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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