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미지의 길들...

제네바 이야기(1)

st_kim 2012. 12. 16. 20:42


 

제네바 이야기


2009년 5월 9일


제네바에서의 HEA(인도적지원) business 회의 중에 잠시 쉼을 갖고 있다. 너무나 와보고 싶었던 스위스, 그림같이 드넓게 펼쳐지는 초원위에 웅장하고도 매력적인 산들...너무나 마음에 그리던 이곳에 올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도 신기하고 감사하기만 하다.

도욱씨가 글로 남겼던 말이 생각났다.

“ 대천에서 스위스 제네바로 회의하러 가는 사람은 과장님이 처음일 겁니다!

 

팀장님 대신해서 회의에 참석한다는 이유만으로도 조금은 긴장이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서양인들에 대한 어색함이 남아 있음을 알기에 긴장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내가 극복해야할 그리고 품어야할 여러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이들을 위해서 기도했다. 이들 역시 주님께서 사랑하는 자일텐데, 이들 역시 위로 받고 회복되어야 할 이들일 텐데...주님 이들을 주님의 마음으로 품고 사랑하길 원합니다.


최선을 다해 회의에 참석을 했다. 질문도 하며 즐기려 노력했다. 영어란 녀석 때문에 잠시 힘겹기도 했지만 더 오기가 생기는 것 같다. 30분 남짓의 시간 이였지만 7명 정도의 그룹토론을 이끌어 보았다. 초짜인 내가, 다들 내노라하는 HEA(인도적지원) 전문가 중 전문가 앞에서 얘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조금씩 조금씩 이들을 품어가는 것 같아 감사하다.


드디어 주말이 왔다. 회의도 회의지만 주말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이른 새벽부터 한국 저널에 보내야 하는 원고 초안을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동료들과 예배를 드리러 갔다. 토요일에 드리는 안식일 교회였다. 사실 처음엔 조금은 선입견이 있었지만 이들을 알고 싶었다.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교회에서 바라보는 제네바 시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웅장하거나 매력적이라기 보단 소박함이 느껴졌다. 간만의 눈의 호사를 뒤로하고 예배당에 들어가 예배 시작을 찬양과 함께했다. 특별히 나와 국제본부에서 온 크리스틴을 위해 한 분이 영어로 통역을 해주셨다. 여러차례 통역하는 분들을 뵜지만 이렇게 우아하고 생동감 있게 통역해 주신분은 처음이었다. 마침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시는 것처럼 입체적인 통역이었다. ^^ 그러던 중 4파트로 나눠서 찬양을 부르기 시작했다. 찬양 인도자의 인도에 따라 소프라노부터 같이 부르기 시작하더니 차례대로 모든 파트의 목소리를 모으기 시작했는데 마지막으로 4파트가 하나가 되는 순간 너무나 아름다운 선율이 되었다. 그리고 이때 처음 느꼈다. 불어가 너무 매력적인 언어라는 것을...


더욱이 감사한 것은 칼뱅 탄생 500주년이 된 올해 칼뱅이 사역한 제네바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기만 했다. 이 모든 것들을 주님께서 나를 위해 준비해 주셨음을 믿는다. 예배를 뒤로 제네바의 멋진 산을 등반했다. 스위스에서의 등반이라...한걸음 한걸음 정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정상을 향하던 중 만나는 사람들과의 가벼운 인사도 산행을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한국에서도 산행을 하지만 이렇게 인사하는 즐거움은 오랜만인거 같다.

 

즐거운 산행을 마치고 몽블랑이 보이는 정상에서 조금은 짰지만 스위스에서 기원된 퐁듀를 맛보았다. 먹는 즐거움과 맛의 즐거움이 있었다. 한참 동안 퐁듀에 빠져서 맛을 음미하는 중에 문득 ‘이거 한국에서 하면 먹히겠는걸...’란 생각이 들었다. 이참에 부업으로 해버려...^^ 흑,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벌써 한국에 들어왔단다.


조금이라도 경비를 아끼려는 마음으로 숙소를 유스호텔로 옮긴 후 못 다한 제네바 시낸 관광을 시작했다. 칼뱅 동상, 그리고 터키인들의 축제무대를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멋지게 즐기는 터키인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감사의 표시로 터키인회에서 파는 거대한 케밥 하나를 사들고 이들을 더욱 즐겨 보았다.

 

참 긴 하루였다. 하지만 감사하고 즐거운 하루였다.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