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산, 우리 땅...

서울에서 땅끝까지(3)

st_kim 2012. 12. 16. 20:34



2006년 10월 25일(수)

 

고향에서의 아늑한 밤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런데 여전히 무릎에 상당한 통증이 있다. 우선은 군산까지 버스로 이동했다. 잠시 자전거 정비 후 본격적인 여정에 올랐다.

 

아침에 잠시길을 잘못들어 시간이 지체됐다. 지도상에 있는 29번 국도를 이용하려 했는데 막상은 미개통 구간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무작정 길에 올랐다. 새로운 느낌이었다. 일반인에게 열리지 않은 구간을 질주했다. 상쾌하다. 미개통 전구간을 이동한건 내가 처음이지 않을까? 곳곳이 공사중이지만 아무도 없는 길에서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도로변으론 가을 걷이가 한창이다. 정겹다. 사방에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아마도 깨를 볶나보다. 가을 볕이 의외로 따가왔다. 그래도 무릎통증이 훨씬 좋아져서 넘 감사했다. 사실은 조금 걱정이 됬었다.

 

농가 곳곳에 한미 FTA 반대 플랭카드가 널려있다. 나 역시 농군의 자녀이기에 답답하다. 어느길이 최선의 선택일까? 서로 정직하지 못하다. 정부는 농민에게 정직하지 못했고 농민역시 정직하게 사안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없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잣대로 사안을 풀어가려하기 때문이 아닐까? 서로에게, 그리고 맞닥트린 현실을 정직하고 보고 신뢰함으로 대응해야할 것이다.

잠시 머리가 복잡해 진다. 

 

5시가 넘으니 조금씩 어두워진다. 고창군 초입에 줄포면이 보인다. 오늘은 여기까지다. 곧장 마을 이장님을 찾아뵙고 마을회관에서의 하룻밤을 청했다. 얼마전 좋지않은 일이 있었다 하시며 이거저것 물어보셨지만 결국엔 허락하셨다. 서울가면 신기마을 자랑좀 해달라시며 친절히 안내해 주셨다.

 

'여러분 전북 부안읍 줄포면에 가시면 신기마을 꼭 들려주세요!'

 

이장님, 저 홍보했습니다. ^ ^

 

따뜻하다.